릴 싸커 - 축구 이야기 :)

가비골, 브라질에 남아라.



매년 세계가 주목하는 어린 공격수들을 배출하는 나라 브라질. 그 속에 브라질 리그는 그 유능하고 실력이 걸출한 선수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기량을 닦을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주는 '둥지'와 같은 역할을 한다. 사실 둥지는 사람에게는 집과 같아, 현실적으로는 그럴 수 없지만 둥지 안에서의 자급자족이 이뤄지는게 가능하다면 새는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험난한 둥지 밖을 탐험하진 않을 것이다. 이 글에서 다룰 가브리엘 바르보사가 이 상황과 비슷하다. 2013년 산투스에서 성인 무대를 데뷔한 가브리엘 

바르보사는 당시 언론의 천문학적인 지지를 받으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는데 2014년부터 포텐은 터지기 시작했다. 오른쪽 윙과 스트라이커등 여러 자리를 오가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으며, 해당시즌 브라질 컵 득점왕도 수상하였다. 2015시즌엔 본격적으로 오른쪽 윙에서 많이 활약을 하였고 이때부터 포스트 네이마르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제대로 된 활약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네이마르 때의 산투스처럼 '네이마르의 네이마르에 의한 네이마르를 위한' 공격전개를 펼칠정도까진 아니였지만 자신의 장기인

드리블 능력과 돌파 능력을 측면에서 훌륭히 활용하였으며 지난시즌 수상함에 이어 두시즌 연속 브라질 컵 득점왕 수상과 언론 선정 올해의 유망주에도 지명되었다.

뒤이어 실력을 인정받아 2016 올림픽 게임 로게리오 미칼 감독에 의하여 엔트리에 뽑힌 가브리엘 바르보사는 대회 내내 오른쪽 윙에 출전해 브라질이 우승을 하는데 일조를

하였지만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강렬한 임팩트에 비해서 토너먼트에서의 아쉬운 모습은 다시금 되짚어봐야했다. 하지만 확실히 자신의 재능을 입증하였던 바르보사는 

당시 라이벌로 여겨졌던 가브리엘 제수스보다 더 먼저 성인 국가대표팀에 입선해 코파 아메리카 2016에 출전하였지만 브라질은 타히티를 7:1로 이기고도 조별리그에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국가대표 경기 출전통에 리그에선 전반기동안 11경기밖에 뛰질 못하지만 이 와중에도 5골을 넣어 본인의 존재감에 못을 박아놨다.






2015시즌부터 지겹도록 떴던 이적설, 그 이적설에 링크된 클럽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유벤투스 등 빅클럽들이 즐비했고 이중 바르보사와 산투스는 인테르를

선택하게된다. 당시 브라질 리그에서 가장 촉망받던 공격수가 이적을 했다는 것만큼의 화젯거리는 없었다. 너나 할거없이 바르보사의 활약을 기대했지만 일단에선 그의

적응문제를 거론해 우려를 제기하는 측도 있었는데, 그 우려는 사실이 되었다. 16/17시즌 정확히 사령탑이 네번 바뀌었는데 로베르토 만치니는 바르보사가 오기도전에

경질이 됬기에 논외로 두고, 그 다음감독인 프랑크 데 부어가 355억원 가량의 거액을 들여 바르보사를 데려왔는데 바르보사의 기량 하락이라던지 감독과의 불화라던지 하는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클럽 레코드를 써가며 데려온 선수를 감독이 기용을 안한다는 문제 빼고 말이다. 데부어가 부임할 적에 경기를 단 16분 출전했으며, 데 부어가

경질되고 소방수로 부임했던 스테파노 베키, 그리고 그 자리를 연임받은 스테파노 피올리가 와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결국 해당시즌 단 열경기만 뛰었으며 골은 한골밖에

못넣었는데 피치 위에 서있었던 시간이 180분 가량 되는걸 감안하면 골이라도 넣었다는게 대견할정도다. 17/18시즌에는 벤피카로 임대이적하였지만, 거기서도 벤치워머

신세였고 결국 다시 산투스로 임대이적해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데에 중점을 두었건만, 1년동안 제대로 뛰지도 못했음에도 브라질리그에 오니 기라성같은 활약을 펼쳤다.

마치 찬밥신세를 가했던 인테르가 보란듯이 히카르도 올리베이라에 5골 앞선 18골을 넣어 득점왕을 수상하는 두서없는 활약을 선보였지만, 브라질 에서 2019시즌을 앞둔

현재 바르보사 본인은 유럽리그로의 복귀를 갈망하고 있다는게 현 시점이다.




모든게 처음부터 쉽진 않다. 유럽리그에서의 적응도 그렇고, 가브리엘 바르보사가 처음 축구공을 다뤘을 때도 맘처럼 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유럽리그에서 1년 가까이

허송세월 하다가, 마치 드라마처럼 다시 돌아온 산투스에서 리그 득점왕을 수상하는 등 굵직한 활약을 남겼다는건 이 선수가 플레이 할 수 있고, 제 활약을 펼칠수 있는

제일 적합한 무대는 바로 이탈리아 리그의 세리에A가 아닌 브라질 리그의 세리에A라는 반증이다. 비슷한 예시로 리버풀과 토트넘 각각의 팀에게 역사상 최악의 스트라이커로

평가받았던 이아고 아스파스와 로베르토 솔다도가 EPL에서 실패를 겪은 후, 다시 본인이 활약하던 무대인 라리가로 돌아가 다시금 전과같은 혹은 그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는걸 감안하면, 모든 선수가 가는 팀마다의 활약이 한결같을순 없을지언정, 선수 본인에게 안맞는 리그라는 것은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도 한다. 물론 적응기를

지나치면 전에 있던 무대에서만큼의 활약을 선보일 수 있을테고, 그 적응기를 유지하는 원동력에는 본인의 욕심과 성공에 대한 갈망도 적잖이 포함되어 있으리라. 하지만

실패사례를 겪었음에도 본인의 기량과 본인의 커리어를 깎아먹으면서 까지 보장되지않은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건 팀에게나, 선수에게나 독이된다. 이미 반면교사인 

케이스들이 많이 존재하고 그 케이스들을 미루어 보았을때 바르보사가 득점왕을 수상했음에도 브라질 리그에 있을때만큼이나 유럽 리그에서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란

보장은 아무도 못한다. 아직 바르보사는 22살이고, 나이에 맞지않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쉼없이 증명되었다. 쉽게말해 아직 늦지않았다. 나이가 어리다는 것은 많은

도전을 할수 있다는 의미도 되지만 많은 도전을 해야만이 많은걸 깨달을 수 있다는 말도 된다. 바르보사가 더 이상은 몰락을 경험하지 않고, 브라질 리그에서만큼의 활약을

기복없이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유럽 리그에서 그럴 수 있는 확률은 높지않다는 것을 넌지시 전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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